Prussian Blue - 5

기나긴 만남의 일부만을 마무리 짓는 것, 정해진 통과의례의 수순을 밟는 것일 뿐이라 생각했다

127화 드라마 중 ‘첫 만남’이라는 주제의 4화 정도, 지금 우리의 주인공들은 ‘어리석게도’ 서로의 소중함을 채 느끼기도 전에 이로이로한 사정에 의해 안타깝게도 어긋나버리고 말았다는 그런 시덥잖은 시나리오.

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비록 멀고 먼 길을 돌아오는 것이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인연을 찾아 제자리로 오고야 말리라

운명의 그 날에는 어떤 방해물도 그들을 막아서지 못한다

적을 파버리겠다는 집안의 반대, 재벌 2세쯤에 메너까지 좋은 강력한 라이벌, ‘길어야 삼 개월입니다’며 수시로 코피를 쏟는 지독한 병마, 이복남매, 동복남매, 조카에 어머님에 누나에 딸까지 얽힌 복잡한 출생의 비밀까지도

그리고 드디어 127화에서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한 주인공들은 서로를 꼬옥 끌어 안은 채 지난 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며, 지금의 만남을 감사하며, 앞으로의 행복한 날들을 다짐하며, 감동의 해피엔딩, 엔딩크래딧이 올라가고 모두들 감격의 눈물

‘다 그런 거야’

입꼬리를 치껴올리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눈가에는 벌써부터 때 이른 감격의 눈물이 맺혀버리고 만다

‘젠장..’

그리고는 말도 안되는 삼류 드라마 시나리오 따위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자신이 견딜수 없이 못마땅해져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

..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